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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봐야겠어. 세.계.여.행.


화실 선생님의 권유로 인도로 1달 배낭여행을 떠나게 됐다. 25세에 처음으로 외국 땅을 밟았다. ‘이국적’이란 단어가 무엇을 의미하는 건지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내가 그동안 얼마나 작은 세상 안에서 작은 생각을 갖고 살고 있었는지 알게 됐다.

돌아오고 나니 여행을 한번 제대로 해봐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계획한 세계 여행.
당장의 미래에 도움이 되지는 않겠지만 인생에 꼭 한번 해봐야 할 일 같았고 당시가 적기라고 생각했다. 그때부턴 다른 건 생각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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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문제더라. 전략은 외화벌이.


책을 읽고 인터넷으로 정보를 뒤졌다. 알면 알수록 열정은 더욱더 불타올랐다. 여행을 제대로 해보려면 시간은 1년, 경비는 대략 천만 원 정도가 필요했다. 시간은 휴학을 하면 될 일이지만 천만 원은 학생 신분으로 벌기 쉬운 돈이 아니었다.

아르바이트를 3개씩 했다. 화실/편의점/경마장. 그래도 한 달에 쥐는 돈은 150~200만원 정도 밖에 안됐다. 당시 내가 갖춘 역량으로 돈을 버는 데는 200만 원이 한계라는 생각이 들었다. 휴학 기간을 활용했던 터라 단기간에 좀 더 많은 돈을 벌어야 했다.

역량을 개발하는 속도보단 환경을 바꾸는 쪽이 빠르다고 판단했다. 그리고는 짐을 싸서 호주로 떠났다. 사실 여행은 이때부터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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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 초과 달성.


호주에서의 일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잘 풀렸다. 급히 가느라 아무런 정보도 없이 단돈 100만 원을 들고 떠났는데 거의 일주일 만에 일을 구했다. 그리고 5개월을 한 곳에서 쭉 일할 수 있었다.

일은 힘들었지만 생활은 즐거웠다. 좋은 친구들을 많이 만났다. 영어도 늘었다. 돈은 목표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벌었다. 기대 이상으로 값진 추억을 만들었다.

참고 : 용역 서비스 수출, 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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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출발.


여행은 현실과 이상을 절충해서 계획했다. 호주에서 반년을 소비했기 때문에 반년 정도의 시간이 남았다. 여행 계획은 호주에서 틈틈이 짜두었다. 여행기간이 꽤 길다보니 최소한의 정보만 알아두고 대략적인 루트만 계획했다.

호주에서 한국으로 돌아와 각국의 비자를 준비하고 짐을 쌌다. 그리고는 40리터짜리 배낭을 하나 들춰 메고 중국으로 가는 페리에 몸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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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간 16개국.


중국-몽골-러시아-라트비아-폴란드-체코-프랑스-이탈리아-그리스-터키-시리아-요르단-이집트-인도-네팔-태국 총 16개국을 6개월간 여행했다. 여행하는 하루하루가 새로웠고 가슴이 벅차올랐다. 이보다 더 멋진 시간을 앞으로 만들 수 있을까 불안할 정도로 즐거웠다.

수도 없이 많은 에피소드들이 있었지만 몽골의 고비사막 투어, 시베리아 횡단 열차, 인도의 맥그로드 간즈, 네팔 안나푸르나 트래킹, 이집트 다합의 해변은 특히 기억에 남는다.

참고 : TRIP 메뉴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내 여행엔 특별한 테마가 없었다. 마르코 폴로의 동반견문록도 아니었고 인간사를 되짚어보는 역사기행도 아니었으며 심신을 달래는 휴가도 아니었다. 아무런 목표와 제약이 없었고 나 자신에게만 집중했다. 내 여행은 미지를 향한 모험이었고, 잠시 꾸는 꿈이었고, 미래를 살찌우는 자양분이었고, 인생의 진짜 포트폴리오였다. 다시 20대로 돌아간다고 해도 내 선택은 변함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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