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 회사에서 신사업을 진행하며 많은 실수와 실패를 경험했다. 그 종류는 여러 가지가 있었지만 가장 크게 들었던 후회와 반성은 고객에 관한 것이었다. 벤처사업의 가장 중요한 속성은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왜냐면 그것이 사업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최초에 고객 문제가 잘못 설정된다면 이후 진행하는 일들이 얼마나 더디고 힘든지는 해 본 사람은 잘 알 것이다.
스타트업 업계에 있다 보면 누구든지 흔히 접할 수 있는 이 명제를 많은 스타트업들이 간과한다. 왜냐하면 사업의 속성이 오묘하기 때문이다. 많은 창업가들에게 사업은 내 꿈을 실현하는 도구이다. 사업은 창업가로부터 시작하는 매우 주체적인 행동이다. 하지만 그 꿈을 실현하는 방법은 남이 원하는 것을 제공하는 것이다. 시작은 주체적인 것이지만 방법은 이타적이어야 한다.
나는 과거에 신사업을 진행하면서 이를 뼈저리게 느꼈다. 애초에 내가 제안 하려던 사업모델(솔루션)이 고객이 정말로 원하는 것인가에 대한 검증이 불충분했다. 사업은 내가 원하는 것을 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고객이 원하는 것을 해주는 것이다. 나는 사업을 진행하면서 무엇보다 이 명제만큼은 절대로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고객 설문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설문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난 절대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설문은 여러 가지 의미를 지닌다. 질문에 대한 답을 얻는 차원에서도 중요하지만 제품을 시장에 내놓기 전에 고객과 커뮤니케이션을 해보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하늘과 땅 차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생각했던 가설이 얼마나 현실에 부합하는지를 알 수 있고 추가적으로 유용한 아이디어도 얻을 수 있다. 운이 좋다면 미리 고객 개발을 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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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ZE ADVISOR의 사업 내용을 영상으로 제작했다. 이 영상은 매우 낮은 수준의 MVP로 고객이 실제 사용해 볼 수는 없는 제품이지만, 실제와 가깝게 영상으로 표현하여 고객에게 사용할 의향이 있는지를 물었다. 그리고 답변한 고객들 중 일부를 만나 미팅을 진행했다. 설문과 미팅을 통해 내가 갖고 있는 가설에 대한 확인과 정말 많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베타테스트에 참여할 고객을 미리 확보했다. 자료는 깔끔하게 정리했다.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할 생각이다.
나는 사업을 진행하는 동안에도 꾸준히 설문과 고객 미팅을 진행할 생각이다. 창업가가 가장 많이 소통하고 교류하는 집단은 고객이어야 한다.
고객. 고객. 고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