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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의 말경에 홈페이지를 시작했고 최근에 호스팅과 도메인을 연장하라는 알림이 왔다. 벌써 1년이 지나갔구나 싶다. 이제는 입버릇처럼 시간이 참 빨리 간다는 말을 한다. 작년에도 시간이 빨리 간다는 투정을 글로 적었던 것 같은데 이번에도 역시 그렇다. 도대체가 쏜살같이 지나갔다.

2016년, 파격적으로 다르고 싶었다. 파격적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달랐다.

1.퇴사

5년간 몸담아온 회사 오르그닷을 퇴사했다. 힘들고 어려운 결정이었다. 주변인들은 잘했다고 말해주었지만 개인적으로는 회사와 남아있는 직원들에게 미안함이 많이 남는 결정이었다. 최선을 다 했고 회사와 함께 일한 동료들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기에 그랬다. 하지만 후회는 하지 않기로 했다. 이제는 오르그닷을 떠나 내 인생을 살아야 한다.

2.프리랜서

늘 나에게 투잡은 절실했다. 회사에 다닐때도 기회가 있을 때면 시간을 쪼개고 쪼개서 프리랜서로 일했다. 퇴사 후 보다 적극적으로 프리랜서 일에 달려들었다. 결과적으로 많은 일을 수주하진 못했다. 하지만 문과계열을 졸업해서 기능직으로 해당분야의 평균적 수준의 돈벌이가 가능한 사람으로 성장했다는 점은 만족스럽다. 기술기반사업이 아니라는 전제하에 온라인으로 제품을 직접 만들고 시장 검증을 해볼 수 있을 만한 자체 능력을 갖추게 됐다.

3.에어비앤비

에어비앤비 호스트는 사업을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가장 먼저 실행한 프로젝트였다. 에어비앤비 호스트를 사업과 비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지만, 내 돈을 투자해서 일로 수익을 만드는 경험을 해보고 싶었다. 지금까지는 월급을 받으면서 사업을 기획하고 진행했으니 꼭 필요한 경험이었다. 실제로 해보니 피고용자로 일하는 것과는 마음가짐이 확실히 달랐다. 모든 것을 내가 직접 감당해야 했고 예상치 못한 이슈도 많았다. 다행히도 잘 됐다. 빠른 시간 내에 일을 시스템화 시켰고 함께 일을 한 친구와도 큰 불찰 없이 예상했던 시나리오대로 잘 운영됐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추는데 좋은 경험이었다.

4.학교

올해 한 결정 중에 미래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칠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내년부터는 학교에 간다. 2년간 공부하고 사업에 뛰어들게 될 것이다. 내가 정말로 공부하고 싶었던 것을 학교에서 공부한 경험이 많지 않다. 이번에는 정말 내가 배우고 싶은 분야에 대해 공부하게 된다. 매우 진지하고 매우 기대된다. 한창 돈 벌 나이인 30대 중반에 무소득자가 되는 것에 대한 불안과 부담이 있지만 스스로를 믿기로 한다. 난 배수의 진을 쳤다.

5.코딩

온라인 서비스 사업을 기획하고 운영하면서 프로그래밍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 전업 개발자를 목표하지도 않았고 그렇게 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았다. 다만, 아무것도 모르면서 말로만 서비스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사람은 되기 싫었다. 무엇보다 선천적 호기심이 한몫했다. 이곳저곳 기웃거리며 공부했다. 아직 멀었지만 올해 한걸음 진보했다. 기획-디자인-코딩 가능하다. 2017년엔 한 단계만 더 욕심 내볼 생각이다.

6.독서

2016년 한 해는 책을 많이 읽으려고 노력했다. 세어보니 33권 읽었다. 2015년에 비해서 많이 읽었지만 여전히 부족하다. 다행히 습관이 잡힌 것 같다. 늘 외출할 때는 책을 챙기고 이동 중에는 무의식적으로 책을 꺼낸다. 책을 통해 많은 것을 얻었다. 내가 직접 경험했지만 정리되지 않은 채 지나가 버린 것들을 정리할 수 있었고, 한 분야에 매몰되어 세상을 좁게 보지 않을 수 있게 되었다. 2017년에는 더 많이 읽을 생각이다.

2017년은 2015년, 2016년과 많이 다를 것 같다. 개인적으로 헤쳐나가야 할 과제가 너무 많다. 정신없이 바쁠 것 같다. 지금 내가 갖고 있는 것도 챙겨야 할 것이 많다. 2017년에는 지금보다 더 크게 품고 지혜롭게 생각할 수 있는, 더 나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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