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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By 2023년 10월 15일10월 16th, 2023No Comments

어린 시절 외식을 하면 우리 가족은 암사동에 있는 암사정이라는 숯불갈비집에 자주 갔다. 늘 북새통 이루는 맛집이었는데 어느 날 불이 나는 바람에 오랫동안 휴업을 했다. 그래서 이후에 우리집에서 걸어서 10분 정도 거리에 있는 언덕배기 위의 숯불갈비 집에 갔던 기억이 난다. 그 집엘 여러 번 갔었는데 그날은 뉴스에서 김일성이 사망하여 김정일이 북한의 새로운 지도자로 취임을 한다는 내용이 나오고 있었다. 그때 아버지 어머지는 경제활동으로 늘 바빴지만 나는 그때가 내 기억 안에서 우리 가족이 가장 가족다웠던 때였다고 기억한다.

뒤늦게 찾아보니 김일성은 1994년에 사망하였고, 그때 나는 11세였고 아버지와 어머니는 각각 41세, 38세였다. 내가 지금 41세, 아내는 38세인데 잠을 이루지 못하는 생후 2달 된 딸의 얼굴을 보니 많은 생각이 든다. 30년 전 나의 아버지와 어머니의 삶은 어땠을까. 무슨 생각으로 나를 키웠을까. 그리고 지금 가족에 대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어쩌면 가족도 꽃처럼 개화하여 만개했다가 쓸쓸하게 시들어 버리는 것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