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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vs스타트업

By 2022년 7월 24일8월 7th, 2022No Comments

스타트업을 하다보면 종종 “네이버가 똑같은 사업을 하면 어떻게 할 거냐?” “삼성이 똑같은 사업을 하면 어떻게 할 거냐?”와 같은 질문을 받는다. 나도 비슷한 질문을 받아본 적이 있다. 답변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객관적인 역량과 자원을 보면 스타트업이 대기업보다 나은 면이 전무하기 때문이다.

이런 질문에 대한 스타트업의 일반적인 답변은 “우리는 이 분야에서만큼은 대기업보다 전문성이 높습니다. “”우리는 밤새도록 몰입해서 하기 때문에 더 잘할 수 있습니다.””우리는 고객에 대한 집착이 대단합니다.” 와 같은 의지와 자신감에 기반한 답변인데 대부분의 경우에 설득력이 낮다.

나는 특정 사업영역에 대해서 대기업이 잘할 수 있는 분야가 있고 스타트업이 잘할 수 있는 분야가 있다고 생각해왔다. 그러나 그 분야를 어떤 기준에 의해 구분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확신을 가질 수 없었는데 요즘 대기업을 많이 만나면서 그 구분 기준을 명확하게 인지할 수 있었다.

신사업에는 필연적으로 가능성과 리스크가 동시에 존재한다. 그런데 이 가능성과 리스크를 바라보는 관점이 스타트업과 대기업은 크게 다르다. 스타트업은 리스크보다는 가능성에 중점을 둔다. 그러나 대기업은 가능성보다는 리스크에 중점을 둔다. 이런 차이는 경영진 혹은 임직원들의 역량이나 성향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처한 환경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다.

스타트업은 가진 것이 없다. 0이다. 가진 것이 없기 때문에 리스크도 없다. 스타트업의 리스크는 그들의 가설이 검증되어야만 발생 가능한 것이다. 가진 것이 없기 때문에 상당히 무모한 도전도 해볼 만하다. 심지어 위법의 소지가 있는 일이라도 0에서 100을 갈 수 있다면 불사할 수 있다.

그러나 대기업은 입장이 다르다.  가진 것이 많다. 대기업이 신사업을 진출할 때는 100을 200으로 끌어올리기 위함이지 0으로 내려가서 다시 100을 만들기 위함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조심스럽다. 잘못하다간 많은 것을 잃을 수 있다.

애초에 스타트업과 대기업은 전장이 다르다. 검증되지 않은 영역은 주로 스타트업의 영역이며, 검증된 영역은 대기업이 언제든지 진출할 수 있는 영역이다. 만약 어떤 스타트업이 대기업과 경쟁하고 있다면, 이미 그 스타트업은 대기업이 진출할만큼 시장을 검증했다는 의미일 것이다.

자, 그렇다면 스타트업이 어떻게 대기업과 경쟁해야 할까? 더 나아가서는 스타트업이 성장해서 어떻게 대기업이 될 수 있을까? 스타트업은 성장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독점력’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사업이 성장하면 할수록 쌓이는 자산이 곧 경쟁력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 자산은 자본으로 도저히 극복할 수 없는 것이어야 한다.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스타트업이라면 당장 대기업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신사업은 언제나 스타트업에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작 시점에 사업의 미래를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의 사업이 숨 막히는 자본 경쟁이 필연적인 사업인지, 아니면 무풍지대에서 평화로운 온리원이 될 수 있는 사업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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