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START UP

평가에 대한 자세

By 2020년 3월 8일No Comments

사업을 하다 보면 평가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 많다.
특히 자금조달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평가에 대한 내용을 글로 남기고 싶다.

우리를 평가하는
누군가는 사업계획서를 제대로 읽어보지도 않았고,
누군가는 허무맹랑한 질문을 하기도 했고,
누군가는 비판이 아닌 인신공격에 가까운 비난을 하기도 했다.

이런 종류의 평가를 받아들이는 건 너무나 힘든 일이었다.

작년 한 해는 정말 혹독했다. 수많은 평가를 받았지만 아쉽게도 대부분은 부정적인 평가였다.
평가를 받고 나면 자괴감이 들기 일쑤였고, 자존감도 많이 떨어졌다. 심사하는 사람을 원망하기도 했다.

최근 자금조달을 위한 평가의 자리가 있었다.
나는 늘 하는대로 열심히 준비해서 자리에 임했다. 심사위원의 질문의 수준이나 반응은 크게 다르지 않았고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결과는 달랐다.
우리가 하는 사업은 작년과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작년에 악착같이 버티면서 만들어낸 작은 성과들이 모여서 우리가 하는 일을 조금 더 나아보이게 하는 것 같았다.

결과를 받고나서 지금까지 내가 받아온 평가와 평가자의 입장에서 생각해봤다.

스타트업의 사업을 평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기본적으로 사업은 될지 안될지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평가자는 어떻게든 평가를 해야 하고 누군가는 좋은 점수를 주고 누군가는 나쁜 점수를 줘야 한다.

고객이나 시장의 측면에서 성과(매출 혹은 고객수)가 있다면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사업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극초기의 스타트업 혹은 예비창업자들은 이런 성과가 없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무엇으로 평가를 해야 할까? 사업 계획서? 사실상 사업 계획서에 드러난 계획이나 논리는 사업의 성패와 크게 관계가 없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더불어 하루에 몇십 개씩 평가를 해야 하는 평가자가 그런 사업 계획서를 충분히 검토할 시간이 없거나, 그럴 필요가 없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결국 팀원의 경력이나 학력을 보거나 다른 누군가의 인정(투자를 받았거나, 창업대회에서 수상을 했거나)을 받은 적이 있는지를 보게 될 것 같다. 경력,학력,투자,수상이력 등이 사회의 공감대를 가장 넓게 받을 수 있는 평가 지표 아닐까?

이러한 방식의 평가가 합리적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나의 기준에서 합리적이냐 그렇지 않느냐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합리적이지 않더라도 그렇게 평가가 이루어진다면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원하는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서라도.
사업을 더 잘 하기 위해서라도.
세상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라도.

Leave a Reply